편의점 재료로 한 끼 만들기

편의점은 도시락 파는 곳이 아니라 작은 마트입니다.

밤 열한 시에 배가 고픈데 냉장고는 비어 있고 마트는 닫았습니다. 편의점에 가서 도시락을 하나 집어 옵니다. 5천 원 좀 넘고, 먹고 나면 뭔가 부족합니다.

그런데 같은 편의점에서 재료를 사서 조합하면 비슷한 돈으로 훨씬 나은 걸 먹을 수 있습니다. 편의점을 도시락 가게가 아니라 작은 마트로 보면 선택지가 달라집니다.

기본이 되는 조합

즉석밥 + 계란 + 김이 가장 싸게 먹히는 구성입니다. 즉석밥을 돌리고 계란프라이를 얹고 간장을 두르면 그게 한 끼입니다. 편의점 계란은 보통 삶은 것만 파는 곳이 많은데, 삶은 계란이면 으깨서 마요네즈에 섞어 밥에 얹어도 됩니다.

즉석밥 + 참치캔 + 마요네즈 조합은 실패가 없습니다. 참치 기름을 반쯤 따라내고 마요네즈와 섞어서 밥에 얹으면 참치마요 덮밥입니다. 간장 몇 방울 떨어뜨리면 훨씬 낫습니다. 김이 있으면 싸 먹어도 되고요.

라면 + 계란 + 치즈는 흔하지만 순서가 중요합니다. 치즈는 불을 끄고 넣어야 합니다. 끓는 중에 넣으면 국물에 풀어져서 텁텁해지기만 합니다. 불 끄고 면 위에 얹어서 30초 두면 적당히 녹습니다.

편의점에서 은근히 유용한 게 냉동만두입니다. 전자레인지로 돌릴 수 있는 제품이면 3분이면 되고, 라면에 넣으면 만둣국이 됩니다. 만두 하나로 끼니의 무게가 달라집니다.

컵라면을 조금 낫게 만드는 법

컵라면만 먹으면 30분 뒤에 다시 배가 고픕니다. 탄수화물만 있어서입니다. 여기에 단백질 하나만 얹으면 포만감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삶은 계란 하나, 스팸 한 조각, 닭가슴살 한 팩. 이 중 아무거나 하나면 됩니다. 닭가슴살은 밋밋해서 안 먹게 되는데, 컵라면 국물에 찢어 넣으면 간이 배서 훨씬 먹을 만해집니다.

채소를 더하고 싶으면 샐러드 한 팩을 따로 사서 같이 먹는 쪽이 낫습니다. 라면에 넣으면 숨이 죽어서 양이 확 줄어드는데, 따로 먹으면 그대로 한 접시가 됩니다.

다음 날까지 생각한다면

편의점에서 사는 것들은 대부분 그날 끝나는 것들입니다. 그런데 몇 가지는 남겨두면 다음 끼니로 이어집니다.

즉석밥은 한 개 더 사두세요. 상온에서 오래 가고, 밥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차이가 큽니다. 다음 날 냉장고에 뭐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덮밥이든 볶음밥이든 됩니다.

참치캔이나 스팸도 마찬가지입니다. 유통기한이 길어서 급할 때 꺼내 쓰는 비상식량이 됩니다. 김치가 있으면 참치김치찌개가 되고, 밥이 있으면 볶음밥이 됩니다.

반대로 샌드위치나 삼각김밥은 그날 안에 먹어야 합니다. 남겨두면 그냥 버리게 됩니다.

편의점 조합이 도시락보다 나은 이유

도시락은 완성품이라 그 이상이 안 됩니다. 반면 재료를 사면 남는 게 생기고, 그 남은 것이 다음 끼니의 출발점이 됩니다. 즉석밥 하나, 참치캔 하나가 냉장고에 있으면 다음 날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렇게 조금씩 쌓인 재료로 뭘 만들 수 있는지 한 번 보시면, 생각보다 이미 갖춰져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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