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파는 한 단으로만 팝니다. 요리 한 번에 쓰는 건 한 뿌리도 안 되고요. 나머지는 냉장고 야채칸에서 천천히 시들다가, 끝이 노랗게 마르고 밑동이 물러지면 그때 버립니다. 양파도 비슷합니다. 한 망을 사면 마지막 두세 개는 대개 싹이 나거나 물러 있습니다.
이 둘은 거의 모든 요리에 들어가면서 동시에 가장 많이 버려지는 재료입니다. 그런데 사 온 날 10분만 쓰면 이 문제가 거의 사라집니다.
대파를 통째로 냉장고에 넣어두는 게 가장 나쁜 방법입니다. 비닐째 넣으면 습기가 차서 밑동부터 물러지고, 그냥 넣으면 말라붙습니다.
사 온 날 전부 씻어서 물기를 완전히 털고, 쓸 모양대로 썰어서 얼리세요. 송송 썬 것 한 통, 어슷 썬 것 한 통으로 나눠두면 편합니다. 물기가 남아 있으면 한 덩어리로 얼어붙어서 쓸 때마다 칼로 쪼개야 하니, 키친타월로 눌러 말리는 게 중요합니다.
얼린 대파는 해동하지 말고 그대로 넣으면 됩니다. 국이든 볶음이든 얼린 채로 던져 넣으면 알아서 녹습니다. 이렇게 해두면 한 달은 갑니다. 생파의 아삭함은 없어지니 파무침 같은 건 안 되지만, 국·찌개·볶음·라면에 넣는 용도로는 차이를 못 느낍니다.
양파를 야채칸에 넣는 사람이 많은데, 온전한 양파는 서늘하고 바람 통하는 곳에 상온 보관이 맞습니다. 냉장고는 습해서 오히려 빨리 물러집니다.
망에서 꺼내 바구니에 담아 싱크대 아래처럼 어두운 곳에 두면 한 달 이상 갑니다. 감자와 같이 두지 마세요. 감자에서 나오는 수분과 가스 때문에 양파가 빨리 싹이 납니다. 이 둘은 붙여두면 서로를 망칩니다.
썰어놓은 양파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잘린 단면은 금방 상하니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사흘 안에 쓰는 게 좋습니다. 냄새가 강해서 뚜껑을 제대로 안 닫으면 냉장고 전체에 양파 냄새가 뱁니다.
많이 남았다면 대파처럼 채 썰어 얼려도 됩니다. 볶음용으로는 충분합니다. 얼린 양파는 조직이 무너져 있어서 오히려 빨리 익고, 볶으면 단맛이 잘 나옵니다. 생으로 먹을 게 아니면 냉동이 답입니다.
양파에 싹이 났다면 싹만 떼어내고 나머지는 먹어도 됩니다. 맛이 조금 떨어질 뿐 문제는 없습니다. 단, 속까지 물렁하거나 냄새가 시큼하면 버리세요.
대파 끝이 노랗게 마른 정도는 그 부분만 잘라내면 됩니다. 밑동이 미끌거리고 흐물해졌다면 그건 상한 겁니다.
재미있는 건, 대파와 양파는 혼자서는 어떤 요리도 완성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양파만으로 만드는 요리는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도 늘 사게 되는 이유는, 이 둘이 있으면 다른 재료들이 요리가 되기 때문입니다.
계란만 있으면 계란프라이지만 대파가 더해지면 계란국이 되고, 돼지고기만 있으면 그냥 구이지만 양파가 더해지면 제육볶음이 됩니다. 냉동실에 썰어둔 파와 양파가 있는 상태에서 지금 있는 재료를 보시면, 선택지가 꽤 달라져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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